글읽기와 글쓰기
말하기와 글쓰기는 적극적인 의사소통 행위인 데 비해 듣기와 읽기는 소극적인 행위하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의사소통은 상호적인 것이다. 대화에서 상대의 말을 잘 들어야만 적절하고 효과적인 말하기가 가능한 것처럼 적극적인 글 읽기를 통해서만 제대로 된 글쓰기도 가능하다. 즉, 적극적인 듣기와 읽기를 통해서만 언어 표현 행위는 향상될 수 있다.
문자가 발명된 이후, 인간의 삶에 대한 모든 지혜와 정보는 문자로 기록되어 왔고, 우리는 동서고금의 책을 통해서 그 사유 결과를 만날 수 있다. 우리는 그런 글을 읽음으로써 지식을 축적하고, 그 지식을 바탕으로 문제를 발견하며 표현의 근거를 마련하기도 한다. 곧 글 읽기는 글쓰기의 가장 중요한 알맹이가 되는 지식과 문제를 발견하게 해 준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좋은 글을 반복하여 읽는 것이 가장 좋다. 글을 잘 쓰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자신을 설득하고 매료시키는 글을 베껴 쓰면서 글쓰기 훈련을 하는 것은 오래된 글쓰기 학습법이다. 이런 과정에서 단어의 선택과 배치, 적절한 비유나 어투, 글을 이끌어 가는 방식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글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 오늘날처럼 독서할 자료나 넘쳐나는 시대에는 필요한 자료를 제대로 고르는 법부터 글의 성격에 따라 적절한 독서 전략이 요구된다.
도서의 선택 방법
필요한 분야에 대한 독서 경험도 없고 책을 제대로 골라 읽는 안목이 없다면 자신에게 적당한 도서를 어떻게 찾을 수 있는가. 대부분 사람은 주변 사람들의 권유나 신문·잡지 등의 광고에서 책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그러나 필요와 취향에 따라 도서관과 서점에서 직접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책을 제대로 찾기 위해서는 직접 정보를 수집하여 선택하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학업을 위한 경우라면 교수와 선배, 그리고 동료 학생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좋다. 또는 자신이 읽은 책의 주제의 책을 찾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도서관 이용이 익숙해질 때까지는 사서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 외에 믿을 만한 신문·잡지의 서평란이나 책 소개 사이트 등을 이용하여 평소에 관심 있는 책 정보를 수집하여 두는 것도 좋다.
읽기의 방법
사람들은 대개 무슨 책이든 정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독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정전을 선택하여, 반복해서 읽으면서 세상의 이치를 터득하고자 했던 시대의 독서법이다. 다양하고 복잡한 현대사회에서는 모든 책이 정전과 같은 가치를 지니지는 않으며 또 그럴 수도 없다. 모든 정보와 지식이 문자로 손쉽게 만들어져서 유통되는 이 시대에 모든 책을 반드시 진지하게 정독해야 할 필요는 없다.
독서의 목적과 수준, 또 도서의 종류에 따라서 독서의 방법은 달라진다. 다시 말해 신문·잡지를 읽을 때와 시간을 두고 철학 서적을 읽는 경우, 외국어 참고서를 읽는 경우, 논물을 쓰기 위해 참고자료를 읽는 경우, 각각 상황에 맞는 독서를 해야 한다. 모티머J.애들러는 필요에 따른 독서의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책을 읽어 내고 내용을 파악해야 할 때는 조직적인 골라 읽기를 해야 한다. 이런 점검독서를 하기 위해서는 '이 책은 무엇에 대해 쓴 것인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 '어떤 종류의 책인가' 등에 답하면서 읽어야 한다. 더 구체적으로는 대상이 되는 책의 표제나 서문을 보고, 목차와 색인을 살펴보며, 책 표지의 선전 문구를 읽음으로써 책의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한 후, 요점이 되는 몇 개의 장과 몇 쪽씩을 넘겨봄으로써 모르는 단어나 문맥을 무시하고 가능한 한 빨리 통독한다.
어떤 책은 내용이 완전히 자기 것이 될 때까지 철저하게 분석독서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먼저 점검독서를 하면서 책의 종류와 주제, 목적과 의도, 전체적인 구성을 살펴본다. 이어 책의 핵심어, 중요한 전문용어의 사용에 유의하며 천천히 읽는다. 교양서나 학술서의 경우, 명제나 판단의 형태로 된 핵심 문장과 논증의 방식도 읽어 내야 한다. 나아가 필자가 생각한 문제 해결, 곧 결론이 무엇인지 검토한다. 이렇게 분석독서를 한 후에는 책에 대해 평가하고 판단하는 일까지 진행할 수 있다.
하나의 주제에 대하여 2종 이상의 책을 관련지어서 읽는 것을 종합독서라고 한다. 이는 가장 복잡하고 조직적인 독서로서 점검독서와 분석독서의 요령을 모두 이용한 방법이다. 대체로 대학에서 과제나 연구를 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문헌 조사 독서 방식이다. 사람들은 교양 함양과 수양을 위해서, 정보를 수용하고 지식을 쌓기 위해서, 또 정서를 배양하고 위안과 오락을 얻기 위해 독서를 한다. 어떤 목적에서 하든 독자는 일방적으로 책의 내용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독서를 통해 적극적으로 사유하고 통찰하여 삶의 질을 변화시켜야 한다. 이런 변화를 위해서는 비판적인 사고와 가치 판단이 뒤따르는 깨어 있는 독서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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