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의 요건

좋은 글의 요건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갖추어야 할 요건이 많다. 좋은 글은 글의 의도가 분명하고 독자의 요구와 수준을 고려한 것이어야 하며, 내용은 충실하고 정확해야 한다. 이런 내용이 잘 전달될 수 있는 짜임과 정확한 표현으로 쓰여야 한다. 완벽한 글을 쓰기는 어렵지만, 이러한 요건을 고려하여 글쓰기를 한다면 글쓴이의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글의 목적과 독자

글을 쓰기 전에 자신이 왜 글을 쓰고자 하는지 스스로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글쓰기의 동기나 목적에 따라 글의 양식도 달라지고 문체도 달라지며 글을 쓰는 과정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사실에 대해 설명하려고 하는지, 주장을 하고 이에 대한 논리적 근거를 제시하고자 하는지, 누군가에게 정보를 제공하려고 하는지, 어떤 대상에서 받은 인상을 전달하려는 것인지, 자신의 느낌과 정서를 표현하려는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글을 누가 읽을지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 글 읽는 대상(독자)에 따라서 글의 어휘와 문체, 내용의 수준을 맞출 필요가 있다. 글을 읽는 독자를 상정하는 것이 가능한 경우라면 독자의 연령대와 교육 수준, 독서 능력, 독자의 관심 영역과 독서 이유, 문화적 배경과 이념적 경향 등을 고려해 보아야 한다. 독자의 입장에서 '나라면 이 글을 끝까지 읽겠는가', '나의 아이는 이 글을 어떤 생각으로 읽을까?' 등 자신과 주변인의 입장을 떠올리고 질문하면서 글을 써 보자. 어떻게 해야 독자에게 자신의 의도를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려할 때 표현도 짜임새도 훨씬 좋아질 것이다.

 

내용의 충실함과 정확성

글은 알맹이가 있어야 한다. 사실에 토대를 둔 충실한 글은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주고 나아가 깨달음과 감동까지 준다. 사실과 어긋나거나 해석 과정에서 곡해될 소지가 있는 글, 부실한 내용을 겉만 뻔지르르한 수사로 채운 글은 신뢰를 얻기 힘들다. 내용의 정확성과 적절성도 중요하다. 장소, 시간, 수치 등이 포함되는 실용적인 글에서는 정확하고 적절한 자료를 근거로 내세워야 한다. 통계 수치를 제공해야 한다면 최근의 자료까지 점검했는지, 또 정확하게 해석했는지가 인용하는 자료 이상으로 중요하다. 글에 따라서는 확립된 권위에 기대야 할 경우가 있다. 이미 많은 사람의 동의를 얻어 낸 다른 사람의 글을 인용하여 자기 글의 설득력을 높이는 것이다. 이때에는 반드시 글에 어울리는 형식을 빌려서 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인용한 글의 근거를 더 확대하고 심화시켜 검토할 수 있게 한다. 이것은 자기가 쓴 글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가장 기본적인 일이다.

 

글의 표현

글을 쓸 때는 적절한 단어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명확한 정보 제시를 위한 글은 특히 개념어의 사용에 유의해야 한다. 널리 알려진 용어가 아니라면 반드시 개념을 정의하여 오해가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다양한 뜻으로 쓰여 문맥을 오해할 소지가 있다면 한자나 영어 등을 병기하여 이를 방지한다. 선택된 어휘를 적절히 배치하는 것은 단어 선택 이상으로 중요하다. 동의어는 되도록 반복하지 않고, 무의미한 표현들, 잉여적인 부분들을 삭제하고 상투적 표현을 되도록 피하려는 노력만으로도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문장은 길이가 적당하고 전달 내용이 분명하게 드러나게 명료한 것이 좋다. 하지만 문장이 길거나 모호하다고 해서 다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생각을 제대로 드러내려다 보면 문장이 길어질 수 있고, 길어지다 보면 의미가 모호해질 수 있다. 하지만 문장을 끝까지 읽고 나면 제대로 해석하여 읽을 수 있다. 이런 경우의 모호성은 일시적이고 불가피한 것이다. 모호성을 피하기 위해 긴 문장에서는 쉼표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창조적인 글쓰기에서는 의도적으로 모호한 표현이나 다의적인 단어를 선택하기도 한다. 또한 필요에 따라 일부러 다중적으로 해석되도록 문장과 단락을 배치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같이 의도적으로 난해하게 쓴 글과 표현이 부적절해서 읽기 힘든 글은 분명히 차이가 있다.

 

글의 짜임

좋은 글은 부분과 전체의 통일성이 있고 짜임새가 있는 글이다. 글의 통일성은 각 부분이 내용상으로 전체 주제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연결되는 특성을 가리킨다. 곧 각 문장은 소주제를 잘 드러내기 위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각 단락은 글 전체의 주제를 형성하는 일부분으로서 역시 논리적으로 긴밀히 연결되어야 한다. 표현 의도에 맞는 글의 구성법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시간 순서에 다른 전개, 개념의 나열과 범주화에 따른 전개, 비교를 위한 배치, 인과관계를 중심으로 한 전개, 주장과 논거의 논리적 연계 등 다양한 전개 방식 중 어떤 구성이 적절할지 또 중요한 부분을 어디에 배치하는 것이 효과적일지 생각해야 한다. 글의 형식이나 필자의 관점이 전체적으로 일관된 흐름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글은 한 편으로 완결성이 있어야 한다. 정보가 불충분하거나 의문의 여지를 남기는 글은 완결성이 부족한 글이다. 충분한 자료를 가지고 글을 쓰더라도 구체적인 논거를 제시하지 않거나 충실하고 정확한 해석이 뒤따르지 않을 때 그 글은 완결성이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