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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글쓰기와 맞춤법

by property5500 2023. 4. 28.

글쓰기와 맞춤법

글을 쓸 때 맞춤법을 어기지 않도록 해야 함은 너무나 기본적이고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런데도 국어 맞춤법이 어렵다는 것을 이유로, 또는 내용이 중요한 것이지 맞춤법 좀 틀리는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그러나 맞춤법에 맞게 써야 한다는 것은 모든 글쓰기의 기본 중에서도 기본이 되는 사항이다. 내용이 아무리 좋을지라도 맞춤법에 맞지 않는 표기가 섞여 있다면 그 글은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맞춤법에 맞게 글을 쓴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단 시간 내에 맞춤법을 완벽하게 익히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도 할 수 있다. 단어의 올바른 표기를 이해하기 위해 때로는 상당한 문법 지식이 필요한 경우도 있고, 문법적인 기준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예외적인 표기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문법적인 지식을 갖추기 어려운 일반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단어의 올바른 표기를 하나하나 외우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겠지만, 이 또한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더욱이 일반 사람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띄어쓰기는 별도로 익혀야 하기 때문에 맞춤법을 숙지한다는 것은 참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단어의 표기를 잘못하게 되는 것은 대체로 두 가지 경우에 해당한다. 하나는 발음과 표기가 1:1로 대응되지 않는 경우이다. 즉, 발음과 표기가 '1:다(多)'로 대응되거나 '다(多):1'로 대응되는 경우에 잘못된 표기를 하게 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일반 사람들이 흔히 하는 발음 형태와 올바른 표기 형태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이다. 표기는 발음에 따라가려는 경향을 띠기 때문에 어떠한 이유에서든 발음과 표기가 1:1로 대응되지 않거나 발음 형태와 올바른 표기 형태가 같지 않으면 표기를 잘못할 가능성은 상존하게 된다. 

띄어쓰기

국어 띄어쓰기의 가장 주된 원칙은 단어별로 띄어 쓰는 것이다. 「한글 맞춤법」 총칙 제2항의 "문장의 각 단어는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한다"라고 한 것은 바로 이러한 원칙을 천명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말 단어의 경계가 어디냐 하는 것만 정확하게 안다면 띄어쓰기는 그리 어렵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일반 사람들이 국어 맞춤법에서 가장 어렵다고 느끼는 것은 띄어쓰기이다. 이는 우리말에서 단어의 경계를 정확하게 알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즉, 구와 합성어[단어]를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고, 똑같은 형태가 어떤 때에는 단어의 자격을 가지고 사용되고, 또 어떤 때에는 하나의 단어의 자격을 갖지 못하거나 두 개 이상의 단어, 즉, 구로 쓰이기도 한다. 또 단어의 자격을 가지는지를 일반 사람들이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구와 합성어를 구분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예로는 '우리나라'를 들 수 있다. '우리나라'의 우리는 '우리 학교, 우리 가족, 우리 동네' 등의 '우리'와 다른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나라' 역시 하나의 단어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학교, 우리∨가족, 우리∨동네' 등의 '우리'와 '학교, 가족, 동네'는 한 단어가 아닌 구로서 띄어 쓰지만 '우리나라'는 띄어 써서는 안 되는 하나의 단어이다. '우리말'과 '우리글'도 하나의 단어인 것은 마찬가지다. 더욱이 구성뿐만 아니라 의미상으로도 상당한 유사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띄어쓰기에서 차이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재미있다', '재미없다'와  '흥미∨없다'와 '생신∨잔치'가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으며, '그중(에)'와 '이∨중(에)',  '저∨중(에), '이외(에)'와 '그∨외(에)'등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예들은 상당한 문법 지식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정확한 띄어쓰기를 알기가 쉽지 않은 예들이다. 똑같은 형태가 단어의 자격을 가지기도 하고, 단어의 자격을 갖지 못하기도 하는 예로는 '간(間)'을 들 수 있다. "서울과 부산 간 야간열차", "부모와 자식 간에도 예의는 지키야 한다", "공부를 하든지 운동을 하든지 간에 열심히만 해라"와 같은 경우에는 '간'이 의존명사로서 각각 '한대상에서 다른 대상까지의 사이', '(일부명사 뒤에 쓰여) 관계의 뜻을 나타내는 말', '앞에 나열된 말 가운데 어느 쪽인지 가리지 않는다는 뜻을 나타내는 말'로 쓰이기 때문에 반드시 앞말과 띄어 써야 한다. 이와는 달리 '이틀간, 한 달간'에서는 기간을 나타내는 일부 명사 뒤에 붙어 '동안'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로 사용될 경우에는 독립적인 단어가 되지 못한다.

한편, 단어의 자격을 가지는지 아닌지를 일반 사람들이 판단하기 어려운 예로는 '백 원짜리', 천 원어치' 등에서의 '-짜리' 역시 '수나 양 또는 값을 나타내는 명사구 뒤에 붙어서 그만한 수나 양을 가진 것, 또는 그만한 가치를 가진 것이라는 뜻을 더하는 접미사', 즉 항상 앞말에 붙여 써야 하는 단위이다. 그런데 동일한 구성을 보이는 예들에서 어떤 때에는 하나의 단어의 자격을 가지고 어떤 때에는 단어의 자격을 갖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아는 것, 또 똑같은 형태가 단어의 자격을 가지기도 하고 단어의 자격을 갖지 못하기도 하는 것을 일반 사람들이 정확하게 구별하기란 여각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이러한 이유를 알고 단어인지 아닌지를 구별할 수 있으려면 상당한 문법 지식이 필요한데, 일반 사람들은 그러한 문법 지식을 갖기도 어렵거니와,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럴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도 할 수 있다. 띄어쓰기를 제대로 하려면 국어문법에 대해 많이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올바르게 쓰고자 하는 의지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띄어쓰기 문제는 사전을 찾아보는 것만으로도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전의 표제어는 일반적으로 단어를 최대 단위로 하고 있기 때문에 사전에 표제어로 등재되어 있는지 아닌지를 확인함으로써 단어인지 아닌지를 구별할 수 있으며, 똑같은 형태라고 하더라도 용례를 통해 단어의 자격을 가지고 쓰이는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다. '우리 학교, 우리 동네, 우리 가족' 등과는 달리, '우리나라', '우리말', '우리글'은 표제어로 등재되어 있는데, 이것은 이들이 각각 하나의 단어이고, 따라서 붙여 써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적절한 어휘의 선택

우리는 글을 쓸 때 전체적인 흐름을 놓고 한참 동안 생각하게도 되지만 적절한 단어 하나를 찾지 못해 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때로는 적절한 단어 하나를 찾아 쓰는 일이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적절한 어휘의 선택은 글을 써 나가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어휘 하나의 선택이 작품 전체의 가치를 결정한다는 점을 보여 주는 '퇴고'의 유래는 적절한 어휘 선택이 글을 쓰는 데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주된 관심사는 우리가 실생활에서 흔히 마주치는 글에서 단어들이 적절하게 사용되었는가, 그리고 각각의 단어들을 적절하게 골라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것이다. 그런데 적절한 어휘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은 짧은 시간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글을 쓰는 사람의 사고력과 전반적인 언어 사용 능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언어 사용 능력 중에서도 특히 중시되는 것은 어휘력이다. 그런데 어휘력은 짧은 기간 동안 학습한다고 해서 급속도로 늘어나지는 않는다. 오랜 시간 꾸준하게 많이 읽고, 생각하고, 표현하는 연습을 통해서만 어휘력을 풍부하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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